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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포스팅에서 전기 없이 사람의 힘으로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는 프레소에 대해 알아봤었는데요, 프레소와 같이 사람의 힘으로 커피를 추출하는 또 다른 기구가 있습니다.

    바로 에어로프레스라고 불리는 기구입니다.

    에어로프레스는 주사기와 같은 피스톤 방식으로 공기압을 이용한 토털 이멀전 방식의 추출 도구입니다. 피스톤 방식이라고 하면 프렌치프레스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추출 방법이나 추출 압력등에서 프렌치프레스와는 많은 차이가 납니다. 커피의 맛 또한 프렌치프레스로 추출한 커피보다 미분이나 잡맛이 훨씬 적은 것도 다른 점입니다.

     

    에어로프레스

    에어로프레스의 유래

    에어로프레스는 미국 회사인 에어로비(Aerobie)의 앨런 애들러 회장이 2005년에 발명한 휴대용 공기압 추출 커피 메이커입니다. 앨런 애들러는 스탠퍼드 공대 강사 출신으로 전기 엔지니어이자 발명가이며, 공기역학 관련 20여 가지 이상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평소 커피를 즐겨 먹다가 추출 방법이 커피의 맛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깨닫고 연구를 시작하여, 주사기와 같은 피스톤 원리로 체임버 내의 공기압 프레스와 필터를 이용한 에어로프레스를 발명하였습니다. 에어로프레스는 손쉬운 사용 방법으로 좋은 아로마와 풍부한 맛을 내는 빠르고 편리한 추출 방법입니다.

    에어로프레스를 두고 토털 이멀전(Total immersion) 방식의 추출법이라고 하는데, 이는 커피가루를 물에 한번 완전히 담가 향미 성분을 끌어낸 다음 필터로 걸러서 추출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커피가루를 물로 충분히 적시기 때문에 추출이 편차 없이 고르게 이루어지며 마이크로 필터가 있어서 미분 없이 깔끔하고 부드러운 맛을 낼 수 있습니다.

     

    에어로프레스의 구조

    플런저 : 에어로프레스 본체의 윗부분에 해당하며 체임버에 담긴 커피가루와 물을 밀어내어 커피를 추출하는 역할을 합니다. 특히 플런저의 아래에는 씰(Seal)이 끼워져 있으며, 커피를 추출할 때 압력이 밖으로 새나가지 않도록 막아줍니다. 고무 재질로 되어 있으며, 씰이 망가지면 따로 교체해야 합니다.

    체임버 : 에어로프레스 본체의 아랫부분으로 커피가루와 물을 담는 곳입니다.

    필터캡 : 필터를 넣는 곳으로 체임버 아래에 끼웁니다. 추출. 후에 열어보면 이곳에 커피 찌꺼기가 모여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깔때기 : 체임버에 물과 커피가루를 넣을 때 사용합니다.

    스패츌라 : 물과 커피가루를 저을 때 사용하는 스틱입니다.

    필터 : 에어로프레스 전용으로 제작된 마이크로 필터는 미세한 입자의 커피가루도 걸러내어 미분 없이 깔끔하고 부드러운 커피를 만듭니다. 금속 재질의 필터로 추출하면 커피의 오일 성분도 함께 추출되어 한층 농후한 바디를 느낄 수 있습니다.

     

    에어로프레스 사용법

    에어로프레스의 제일 큰 특징은 추출 방법에 정답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보통 2014년 이후부터 하고 있는 WAC (World Aeropress Championship)에서 입상한 바리스타들의 레시피를 공개해 주긴 하지만 이것마저도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결국 자신만의 추출 공식을 적어서 만드는 것 그 자체로 재미를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바리스타들의 최고의 장난감이라는 별명이 나오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가장 기본이 되는 추출 방법을 소개하겠습니다.

    물을 끓이고, 끓이는 동안 필터 끼운 필터홀더를 체임버에 끼웁니다. (필터에 물을 적실지는 선택)

    드립 커피 기준보다 더 고운 분쇄도로 분쇄한 원두를 깔때기를 이용해 체임버에 넣습니다. 원두 굵기에 따라 다르지만, 동봉한 계량스푼으로 1~1.5스푼(15g 내외) 넣습니다.

    필터 끼운 체임버를 살짝 쳐서 원두를 다듬어 준 뒤, 머그잔 위에 그대로 놓습니다.

    끓인 물을 섭씨 80도 정도로 식힌 상태에서 체임버의 1~1.5 마크(90ml)까지 붓고, 부은 후 바로 10초간 스패츌라를 이용해 젓습니다.

    그 후 약간의 뜸을 들인 뒤에 플런저를 체임버에 끼우고 20~40초간 일정한 압력으로 눌러서 추출합니다. 그대로 마셔도 좋고, 너무 진하다면 원하는 농도로 희석해도 좋습니다.

     

    이 에어로프레스를 이용한 바리스타들만의 대회가 있는데, 그게 바로 월드 에어로프레스 챔피언쉽(World Aeropress Championship)입니다. 그런데 에스프레소 쪽의 바리스타들의 대회인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쉽과는 다르게 분위기가 상당히 밝고 명랑한 분위기의 대회입니다. 아예 에어로비사에서 에어로프레스 사업부만 분사한 Aeropress.INC Aeropress.INC를 통해 개최하며, 20081회 대회 개최 이후 매년 대회가 열리고 있으며, 점점 스폰서도 불어나고 있습니다. 2017년 대회부터는 프릳츠커피가 한국회사로는 스폰서로 참여하며, 스폰서 사에는 놀랍게도 라 마르조코사도 스폰서로 붙어있습니다. 참고로 2017년 대회는 119일 서울에서 열렸습니다. 그리고 이 대회에서 한국 바리스타 최초 수상이 나왔습니다. 2018년은 시드니에서 열렸고, 2019WAC 대회는 런던에서 개최되었습니다.

     

    이처럼 에어로프레스는 굉장히 간단해 보이고, 실제로 해봐도 누를 때 힘주는 것 빼곤 어려울 것이 없습니다. 필터 깔고, 분쇄한 커피가루 넣고, 적당량의 뜨거운 물을 붓고, 적당히 저어주고, 취향에 맞춰 압력을 가해 추출하면 끝이 납니다. 정 시간이 없으면 기다리거나 젓지 않고 원두 투입 후 뜨거운 물만 넣고 바로 짜내도 그럴싸한 커피가 나옵니다. 이러면 거의 프렌치프레스만큼 빠르게 커피를 만들 수 있습니다. 또한 청소가 쉽습니다. 대충 분리해서 설거지하면 끝이기 때문입니다.

    유지보수가 간편하고 다른 커피 기구들에 비해 저렴한 편입니다. 기기 자체가 손상된 것만 아니라면 필터 관리(일회용 필터 구입 등)만 잘해주면 됩니다. 그리고 기기가 작고 가벼워 여행용으로도 쓸 수 있습니다.

    캠핑이나 여행에서도 높은 퀄리티의 커피를 즐기길 원하시는 분이시라면 한 번쯤 준비해 가시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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